-
뇌과학 : 도파민, 세로토닌뇌과학 2025. 5. 4. 20:06
우리는 기분이 좋을 때 웃고, 슬플 때 울며, 동기가 생기면 움직입니다. 이처럼 감정과 행동이 생겨나는 데는 복잡한 뇌 활동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 즉 호르몬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라는 두 가지 대표적인 호르몬을 중심으로, 이들이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도파민: 동기와 보상의 설계자
도파민은 흔히 ‘쾌락 호르몬’ 또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호르몬은 아닙니다. 도파민은 동기 부여, 보상 학습, 집중력, 운동 기능 등 다양한 영역에 관여합니다.
도파민은 뇌의 중간에 위치한 중뇌의 흑질과 복측피개부에서 생성됩니다. 이후 이 도파민은 뇌의 다른 부위인 측좌핵, 전두엽, 해마 등으로 전달되며 각각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도파민이 측좌핵에 도달하면 보상 감각이 강화되어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전두엽에서는 집중력과 판단력 조절에 관여하게 됩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누군가의 칭찬을 들었을 때 분비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면 우리는 그것을 '보상'으로 인식하고, 그 행동을 다시 하려는 동기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도파민이 지나치게 자극될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독입니다. 도박, 게임, 마약, 술 등은 도파민 분비를 비정상적으로 자극하여 쾌감을 유도하고, 반복적으로 그 자극을 찾게 만드는 중독 행동을 유발합니다.
도파민의 부족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파킨슨병은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손 떨림, 몸의 경직, 느린 움직임과 같은 운동 장애가 나타납니다.
또한 도파민 부족은 우울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의욕이 떨어지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파민은 적절하게 분비되고 조절되어야 하며, 그 균형이 무너질 경우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도파민을 자연스럽게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작은 성취를 반복하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 도파민이 천천히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합니다. 지나친 자극 대신 꾸준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도파민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로토닌: 감정을 다스리는 평온의 물질
세로토닌은 주로 기분 안정에 깊이 관여하는 호르몬입니다. ‘안정의 호르몬’, ‘마음의 평형추’라고 불릴 정도로 감정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로토닌은 뇌간에 있는 솔기핵에서 만들어지며, 대뇌피질, 해마, 변연계 등 다양한 부위로 퍼져 작용합니다. 이 호르몬은 수면, 식욕, 체온, 통증 인식뿐 아니라, 충동 조절, 불안 완화에도 관여합니다.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면 우리는 마음이 차분하고 안정된 상태를 느낍니다. 불안과 초조함이 줄어들고, 감정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로토닌 농도가 낮아지면 우울감, 짜증, 불면, 충동조절 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아 뇌 안에서 그 농도를 높이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이 약들은 세로토닌이 시냅스에서 더 오래 머무르게 하여 신경세포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듭니다.
세로토닌은 자연스럽게 생활 습관을 통해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며, 특히 아침 햇살은 생체리듬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달리기, 요가,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도 세로토닌 분비를 자극합니다.
음식으로는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이 도움이 됩니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의 전구물질로, 견과류, 달걀, 바나나, 유제품, 두부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세로토닌 생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한편,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 연구에 따르면, 장 내 유익균이 세로토닌 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전체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생성된다는 점에서, 장 건강도 간접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추진력을 제공하고, 세로토닌은 그 행동 이후의 감정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두 호르몬은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일상 속에서 우리의 기분과 행동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균형이 잘 맞춰질 때 우리는 삶에 동기를 느끼고, 안정감을 유지하며, 건강한 감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쪽이 과하거나 부족하면 우울감이나 무기력, 충동적인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늘 하루의 기분이 왜 그런지, 나의 행동이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한 뇌와 마음을 가꿀 수 있습니다.
다음에도 더 흥미롭고 유익한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뇌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뇌과학 : 글루타메이트와 GABA (0) 2025.05.06 뇌과학 : 옥시토신과 엔도르핀 (0) 2025.05.05 뇌과학: 노르에피네프린과 아세틸콜린 (0) 2025.05.05 뇌과학 : 좌뇌와 우뇌 (0) 2025.05.04 뇌과학 : 두뇌란 무엇인가? (0) 2025.05.01